쭘 | 드립의 신[진격의 그라운드 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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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사병단 작성일16-06-29 13:50 댓글7건본문
(김성근이 정치를 했다면....필자생각~)
1. 피장파장의 오류
잘못한 놈이 그 점을 지적받을 때
‘나 뿐만이 아니라 딴 놈들도 다 그래’
‘너는 깨끗해?’
라고 말하는 것을 피장파장의 오류라고 한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같은 것과 다른 것을 섞어서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스킬
논점을 희석시키고 논쟁을 산으로 가게 만드는 스킬 되시겠다.
2. 드립의 신
김성근 감독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자신이 투수를 운용하는 방식이 혹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근거가 재미있다.
“대한민국 모두가 혹사당하고 있다. 김현정 아나운서도 혹사당하고 있지 않나~”
문제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드립에 대한 반응이다.
막상 그 말을 들은 당사자인 김현정 아나운서는
‘반박할 수가 없네요 ㅎㅎ'
이런 반응을 보였고
올라온 기사의 댓글 반응들을 보자.
(저게 명언이라고?)
웃기지도 않지?
김성근 감독이 전형적인 기회주의자라는게 감이 오지 않나?
저런 드립을 아무렇지 않게 순간적으로 칠 수 있는 야구인은 건국 이래 없었다.
저 사람은 야구에 대한 열정 때문에 성공한 게 아니라 바로 저 재능 때문에 성공한거다.
대중을 알고, 유혹하고, 통제할 수 있는 재능 말이다.
대중들이 저 따위 말에 공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은 자신들의 고통에 귀기울여 주는 사람에게 우호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자신들의 고통이어야 한다.
타인의 고통을 얘기하는 이들에게는 관심 없다.
그래서 세상이 언제나 이 모양인 것이고
각성하지 못한 대중들이 개돼지 취급을 받는 것이다.
생각있는 야구인들이 아무리 투수혹사의 문제를 외쳐도
야구팬이라고 자처하는 개돼지들에게 투수혹사 따위는 남의 문제다.
그런데 자기가 직장에서 당하는 혹사는 자기 일이거든.
그래서 김성근이 나쁜 놈인지 알겠고 딴 소리하면 다 그 입닥치라고 난리인데
‘니들도 혹사당하고 있어’
이 한마디에는 닥공 누르고 있는거다.
‘우리가 혹사당하는지 안당하는지는 네놈 따위가 떠들게 아니고
네놈은 네놈 밑에 있는 투수들한테 백정짓 하는거나 그만둬라.‘
라고 말할 수 있다면 당신도 진보적 의식을 갖춘 깨어있는 시민일텐데.
3. 한화, 혹사 그리고 민주주의
인터뷰에 따르면
김성근 감독은 허리디스크에서 복귀하자마자 선수들에게 함께 놀면서 야구하자고 했단다.
그러자 단순한 선수들은 우리 감독님이 바뀌셨쎄요..하면서 으싸으싸 달렸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억눌려있던 한화의 분위기가 살아났고 8승 2패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진짜 보통사람은 저 나이에 저런 연기 못한다.)
결국 시즌 초반 한화가 빌빌댔던 진짜 이유는
김성근 감독이 맨날 징징대는 투수나 전력의 문제가 아니라
비정상적인 감독이 구축했던 감독만을 위한 시스템에 대해
구성원들이 반발했기 때문이라는거잖아.
헌병단 님하가 평했듯이
김성근 감독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순간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말과 행동을 한다.
이런 사람을 헌병단 님하는 ‘목표지향적 인간’이라고 근사하게 표현해놓았는데..
별거 없다. 그냥 기회주의자란 얘기야.
우리 모두는 김성근 감독이 야구감독의 인생을 살았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
그가 만약 정치인이었다면 트럼프나 조지 부시, 보리스 존슨 뺨치는 인물이 되었을테니.
(존나 웃기고 소탈하고 매력적인 악마)
왜나고? 김성근이 아랫사람들을 혹사시키기 위해 활용하는 것이 정신교육인데
그 주요 내용을 봐라
‘너만 생각해라.’
‘네 가족만 생각해라.’
‘우리 팀만 생각해라. 야구장은 전쟁터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현재만 생각해라. 내일은 없다.’
‘팀을 위해(라고 말하지만 사실 감독만을 위해) 희생하라. 그게 너와 너의 가족을 지키는 길이다.’
뭐 이런 식이다.
구성원들에게 원숭이 시절부터 면면히 내려온 자기복제와 생존욕구만을 미친듯이 자극하는 드립들만 치고 있다.
좀 모지란 애들은 저런 드립에 절절히 공감하며 감독님 빠돌이가 되는거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능의 근원인 생존욕구
여기에서 기인한 다양한 감정들이 있다.
이기심, 미래에 대한 불안, 타자에 대한 불신,
자신과 다른 행동양식을 보이는 개체에 대한 혐오
이러한 본능들은
인간이 자연세계에서 하나의 개체로 살아갈때는 유리한 특징으로 발현하지만,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를 구성하면서 함께 신뢰하고 연대하며 살아가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게 하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보수의 뇌를 가진 대부분의 이들은 공포의 노예다.
그리고 어떤 마왕들은 그 공포를 자극하면서 자신의 지배력을 강화한다.
김성근 그가 예순이 넘어서야 성공했다는 사실이 새삼 다행스럽다.
그리고 그가 정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2016 대한민국에 그와 같은 리더가 출현한다면 세상은 지옥이 될 테니까.
한화의 투수운용 문제는 한화만의 문제도, 야구만의 문제도 아니다.
민주주의의 문제이며 인권의 문제기도 하다.
김성근은 혹사를 문제삼는 이들에게 언제나 말한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올라가는거다. 투혼에 감사한다.'라고.
하지만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자기 몸에 무리가 오고 있다고 이야기하면?
(살려조의 1인 박정진은 작년 말 3일 연투하니 힘들다고 한 마디 했다가 야구 그만두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김성근, 박정진 인터뷰 중)
도대체 언제부터 김성근이 선수들의 '자발적 의사'를 존중하면서 야구를 했나?
구성원들의 자유의지를 극단적으로 누르는 리더가
구성원들이 '알아서' 자기파괴적인 행위를 할 때에만 자발적 의사를 존중한단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게 만들어 놓고 자기 탓이 아니라는거다.
비겁하기 짝이 없는 최악의 리더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학대든 혹사든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은 외부에서 돕지 않으면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들의 문제를 사회 전체가 고민하고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바로 선진국가다.
비싼 연봉을 받는 이들이라고 해서 비인간적인 혹사에 노출되어서는 안된다.
어떤 이가 지적으로 타인보다 우월하다고 하여
순진한 이들을 유혹하고 꾀어내서 이용하는 행동은 비난받아야 한다.
(언제는 에이스라고 그렇게 빨아대더니..새빠지게 던지다 다치고나니 먹튀라고?)
괴물을 만들어 내는 건 결국 대중이다.
에스밀 로저스가 최대의 먹튀라고 광분하는 한화팬들에게
선수생활 내내 불펜투수였던 그가
작년 후반에 합류해서 10경기 동안 75 2/3이닝을 던지며 혹사당했다는 사실은 안중에 없다.
직구 평속이 6킬로 이상 감소한 상태에서도 올해 4일 휴식 등판을 하며 완투해야 했던 사실 역시 아오안이다.
그가 선수생활을 걸고 팔꿈치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도 역시 개털뜯는 소리에 불과하지.
(토미 존 서저리가 대중화되었다고 해도 구속이 회복되는지의 여부는 결국 다양한 요소에 달려 있다.
배영수의 경우 영원히 자신의 구속을 회복하지 못했다.)
왜냐구?
그의 고통은 자신의 고통이 아니며 한화의 승리는 자신의 기쁨이니까.
내 기쁨을 위해서는 타자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
바로 이런 욕망들이 수많은 괴물들을 길러내고 있지 않은가.
세상 많은 이들이 어둠 속에서 혹사당하는게 현실이라 하더라도
어떤 이들이 밝은 빛 아래 혹사당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날 모두가 분노해야 한다.
‘혹사당하는 나보다 훨씬 연봉 많이 받는 놈들이니
쟤들이 혹사당하든 말든 난 관심없다.’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다수라는 걸 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만약 그런 사람이라면
단언컨대 당신은 가장 보호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당신. 세상에 아무 쓸모없는 자들이여.
실컷 혹사당하고 이용당하라.
세상에 존재하는 마지막 날까지.
그렇지 않은 깨어있는 시민들이여.
연대하라.
타자들의 고통에 귀기울이고 그들을 위해 함께 분노하자.
모든 희망은 여기에 있다.
아동학대자, 범죄자들만을 혐오하지 말고
인권의 문제를 이야기 할 때, 멀쩡해보이는 얼굴로
자기와 상관없는 문제라 하여
함부로 제멋대로 무관심을 표하는 사람들을 혐오하라.
그들이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편안하게 살 수 있게 되는 순간 세상은 지옥이 된다.
세상을 잔혹하게 만드는 건 한 줌도 안되는 범죄자들이 아니다.
바로 이런 이들, 평범한 얼굴을 한 악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