쭘 | 1. 하늘(天)篇 [총선특집 리뷰] 하늘과 바람과 별과 개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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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르민 작성일16-04-14 20:13 댓글2건본문
(두근두근 하늘사랑~)
1. 혁 명(革 命)?
총선이 끝났다.
사람들은 혁명을 말한다. 선거혁명, 녹색혁명, 중도혁명..
그런데 4.13 총선에 대해서
뭐 대단한 일이라도 벌어진 양 혁명이란 말을 가져다 붙여도 되는 걸까?
과연 전례없는 일이 벌어진 것인가?
아니면 예상치 못한 신기한 일이라도 발생했나?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 이다.
이전에도 이번 총선과 같은 상황은 발생했었다.
단지 드물게 발생했던 것 뿐이지.
(벌써 잊었냐?)
독재자가 자신의 3선을 위해 교활하게 호남을 고립시키는 지역구도를 완성한 순간부터,
그리고 이 땅의 선거에서 만병통치약으로 기능했던 색깔론을 꺼내든 시점부터,
국민들은 주권자가 아니라 세뇌와 교육의 대상이 되었다.
(엿드시지 말입니다.)
산업화? 민주화? 안보? 역사바로세우기? 국가발전전략?
다 헛수작들이지.
말로야 민심이 천심이고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다들 구라치지만
그 하늘들을 속이기 위해 메피스토들이 이용했던 감정은 딱 두가지였다.
‘공포’ 그리고 ‘혐오감’
두 가지 모두 신생대 4기 이후 진화의 시간 속에서 새겨진
인간의 본능에 자리잡고 있는 감정들이다.
자극하기에는 너무 쉽고 간단하지만
그 효과는 무서우리만큼 끈질기지.
2. 북 풍(北 風)
뭔 생뚱맞은 소리냐고?
선거 때만 되면 허구헌 날 반복되는 북풍(北風).
결국 전쟁에 대한 공포 + 북한 김씨일가에 대한 혐오감
이거 자극하는거 말고 뭐 다른거 있냐?
진짜 버전도 다양하다. 문장으로 설명하기 손아프니 아예 키워드만 나열해볼까?
북괴, 반공, 적화, 남로당, 조봉암, 인혁당, , 주사파, 간첩, 친북, 종북, 북핵, 도발,
민노당, 이정희, 김석기, 김재연, 통진당, 김대중, 노무현, NLL, 테러, 노선, 색깔,
아오..진짜 끝도 없다.
이게 한국전쟁을 겪고
북한과 대한민국이 200만 대군으로 맞서고 있던 시대에는 솔직히 먹힐만 했던 얘기들이다.
물론 지금도 남북은 여전히 200만의 군대로 대치하고 있고 2만 문 이상의 화포를 서로에게 겨누고 있다.
그런데..숫자는 여전할 지 몰라도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1990년대 이후 버전으로 생각해보자.
대한민국은 세계 12위의 무역대국이 되었다.
인구 수는 북한의 3배 이상.
경제규모는 약 60배, 군사비의 차이는 이제 거의 30배에 이른다.
북한은 국제적으로도 동맹이 거의 없는 외톨이가 되었고
대한민국은 국내의 산적한 사회갈등과 모순에도 불구하고
G20에 들어가서 국제사회에서도 열강으로 인정받고 있는 체급의 국가이다.
사회모순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안정기에 들어선 선진국과 비교해서 문제가 많은 국가이지,
극우정권이 전제군주제를 유지하면서
(다시 강조하지만 북한 정권은 극우정권이다.
이게 헷갈리는 분들은 지난 글 보기에서 유승민 평전 중 ‘어진’편을 읽어 주시라.)
백성들을 폭력과 거짓으로 통치하는
북한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심지어 북한이 그나마 의지하고 있는 중국은
한미동맹이 북한에 대해 공격을 개시할 경우
북한은 3일에서 일주일 이내 전쟁수행능력이 마비될 거라는
내부평가까지 내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세상이다.
(쟤들 50년도 넘은 전투기들 노후화 될까봐 연간 조종사 훈련시간이 8시간이란다.
참고로 0하나 두개 쯤 빼먹은거 아니다.)
(대한민국 공군의 초계비행시간이 북한공군 조종사들의 연간 훈련시간을 넘어간다.
하드웨어의 차이는 거의 절망적이고..)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지 않냐고?
핵이란거 전략무기인거 맞고
북한이 핵을 가지면서
한반도 정세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새롭게 많이 발생하기는 했지.
그런데 핵이란게 인류 역사상 아마게돈이라 할 수 있는 2차 대전때 두 발 사용되고
그 이후에는 단 한 번도 실전에 사용되지 않은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야.
(언제 시간이 있으면 핵억지이론에 대해서도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다.
이 분야..필자 전공이다..)
암튼 이 지점에서 필자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 모두 제 3국의 입장에서 한 번 쯤 한반도 정세를 냉철히 바라보고
가능하다면 북한 애들의 입장에서도 (미친 척하고) 한 번만 바라봐 줄 필요가 있다는거다.
왜냐구?
하늘한테 허세 부리는 자들 보다
하늘을 속여서 이용해먹으려는 놈들이 진짜 무서운 놈들일지도 모르잖아.
핵이라는거 한 번 쏘면 그 담에 전개될 국면은 미국 애들도 예상못한다.
그런데
한반도에서 가장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애들이 누군거 같애?
북한 주민들? 대한민국의 평화진보세력들?
아니? 잘 생각해 봐.
어느 시대든 잘먹고 잘사는 사람들.
잃을 게 많은 사람들은 변화나 혼돈을 정말 싫어해.
대한민국에서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
전쟁 벌어져서 자기 사는 강남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포알 떨어지면
그 땅 구분공유하고 있는 수십, 수백세대는
도대체 어디가서 누구한테 날아가버린 자기 집값 받아낼 수 있는거야?
그런 사람들이 전쟁을 바라겠냐?
최저 임금도 못받는 밑바닥 인생일수록
아오 차라리 이 놈의 세상 망해버렸음 좋겠다.
그런 생각 하는거 아냐?
(검투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 삶이 곧 지옥이거든.)
(검투사 주인은 죽음이 열라 두렵지.)
그럼 김씨 일가 입장에서 생각해 봐.
걔들 지들이 통일할 힘이 없다는거 정신병 안걸렸으면 당연히 알겠지?
적화통일 한다고 해도 남한민중들을 다스리고 먹여살릴 능력도 없어.
전쟁 이겨도 체제붕괴야.
지금도 이건희 일가보다 잘먹고 잘살고 기쁨조 서비스받아가면서 온갖 호사 누리는 애들이
한미동맹을 상대로 핵을 써가면서 전쟁을 걸어?
댁이라면 그렇게 하겠쑤?
(여러분 이거 다 연기인 거 아시죠?)
한 번만이라도, 아주 잠깐이라도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본다면
우리 사회의 메피스토들이 발동하는 색깔론을 통한 공포 + 혐오스킬들이
얼마나 한반도에 실재(實在)하는 현상의 본질들과는
백만 광년 쯤 떨어진 사실들에 기초한 것인지를 알 수 있을 텐데.
제 3국 입장에서 어떤 사람이 있다고 치자
별명은 삼돌이라고 하고.
삼돌이의 시각에서 봤을 때
남북한의 토탈 국력과 외교안보동맹, 과학기술의 차이가 저리도 어마어마한데..
대한민국이 선거 때마다 공북증(恐北症)에 시달리며
허구헌 날 ‘푸쳐 핸즈업 외쳐 김정은 개to the 새’하는 사람들에게 몰표가 가는 현상
굉장히 신기하지 않을까?
(당신은 기독교도입니까? in 21C)
대한민국의 근대사에 관하여 충분한 지식이 없고
한국인들의 행동패턴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이건 진짜 신기한 현상일거다.
과장 좀 보태서
미국의 대선이 쿠바에 대한 공포심이나 혐오감에 따라 좌지우지 된다면?
이건 진짜 국제정치학에서 학위논문이 속출할 영역 아닌가 말야.
(만화같은 현실이 벌써 반세기 째다.)
아니 도대체 북한 애들이 지네 기관지에서 뭐라고 짖던,
조평통 같은 애들이 우리의 ‘그녀’를 욕하든 말든
그게 뭐 중요한 일이라고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기자들에게 뿌려제끼기 바쁘냐고.
그것도 꼭 선거 때만.
그렇게 할 일들이 없는거야?
심지어 사석에서 그녀를 누님이라고 부른다는 어떤 높으신 분은
면책특권을 교활하게 이용해서
그 유명한 ‘남한에서 고정간첩 50만 활동’이라는
전설의 드립을 시전하시지
(전설의 시작...은 아니고 일상이지.)
아..진짜 인간적으로 뇌가 있으면 생각이란 걸 해보자고.
지금 대한민국 육군병력 전체가 50만이 안 돼.
얘들 태반이 월급 제대로 못받는 징병된 병사들이고
한마디로 비인간적인 근로착취를 해서
휴가 때 달랑 부모한테 손 안벌리고 술처마실 돈만 주고 부려먹는데도
우린 국방비 땜에 허리가 휜다.
그런데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과장 좀 보태서 100분의 1인 북한이
고정간첩이라는게 돈을 물대포처럼 쏴야 간신히 유지를 할까 말까하는 고급에이전트인데
그런 고급스파이 50만 명을 남한 내에 유지하고 있다는 말이잖아.
(이런 요원을 가상적국에 5천 명 이상 굴리는건 냉전기 천조국도 못하던 짓인데 말야.)
그냥 저 형이 미친 놈 아니냐고?
저 형 스펙 검색해 봐. 손가락 아퍼서 짧게 쓴다.
서울대 나왔고 박사다.
거짓말을 해도 통할 걸 알고 하는 형이야.
백주대낮에 저런 말이 실제로 통하는 나라가
우리의 자랑스런 대한민국인거야.
저 할 일없는 짓거리,
멍청하고 한심하기 그지없는 짓거리를
반드시 필요하고 꼭 해야만 하는 영리한 짓으로 만들어버린 건
다른 누구가 아닌 하늘- 바로 백성들 자신인거야.
3. 지역감정(地 緣)
한국 선거판을 언제나 지배하는 또 하나의 요소
지역감정.
이 악마의 도구는 주권자여야 할 국민들을
검투장에서 울부짖는 관중으로 만들어버렸지.
주권자가 자기의 권력을 제대로 행사하려면
먼저 사회적 상황을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해.
즉 심판이 되어야 한다구.
(심판대접 받고 싶냐? 그럼 장비부터)
심판이 아니라 관중이 되어버리면
그 때부터 그는 주권자라고 할 수 없어.
그 관중에게 엑스터시를 선사하는 메피스토들이 주권자가 되는 거지.
(심판? 그게 뭐냐? 먹는거냐?)
우리가 남이가’
‘호남의 아들, 영남의 아들’
이런 드립들이 역풍 한 방 맞지 않고
멀쩡한 선거구호로 쓰이고 있는 나라에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라는 말은 그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지.
우리가 남이가 역시 본능에서 나오는거야.
보수의 이데올로기는 언제나 인간의 심연 속 본능들을 이해하고 건드리기 때문에
쉽고 간명하게 사람들의 뇌를 사로잡는거야.
오죽하면 최신 뇌과학에서는 보수의 뇌와 진보의 뇌가 유전적으로 결정된다고 하겠어.
보수를 자처하는 주변 사람들 잘 봐봐.
복잡한 사회현상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명쾌하고 단순할 걸?
물론 자기가 진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 중 상당 수는
꼴통보다 더 심한 꼴통인건 알고 있지?
유사품에 주의하자.
(이대나 페미니즘 따위 진보랑 별 상관없고)
(민족이니 조국이니 통일이니 따위도 정치적 진보성과 별 상관없다.)
필자가 최근 들어 가장 감명깊게 본 드라마로
JTBC에서 방영한 명품드라마 ‘송곳’이 있다.
모른다고? 괜찮다. 시청률 2%도 못 넘었다.
명품이 명품대접 받는 세상이면
나도 이런 글 안쓴다. 걸그룹 인터뷰를 쓰지.
(심판 노릇 똑바로 하기 위한 장비 mk 1.)
위 드라마의 주인공 중 한 명인 구고신 노무사는
드라마 속 명언제조기 답게 금과옥조 드립들을 방영 내내 날려 주시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보석같은 말씀 한 마디는
(닥치고 적으시지 말입니다.)
이거다.
생각해보자.
공포와 혐오감을 조합해서 존재하지도 않는 그림자로 속이면
미친 듯이 거기에 휘둘리고
(아빠 엄마한테 문재인을 싫어하는 이유가 뭔지 물어보자.
납득할만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면 당신은 행운아다.)
(우리 민족끼리...아니..이게 아닌가?)
우리 지역끼리...한마디면 바로 콜!드립 들어가는
저 우매한 하늘들을 과연 권력자들이 두려워 하겠는가?
댁이라면 그러시겠수?
(뭘 물어보냐? 모양빠지게?)
4. 개 벽(開 闢)?
혁명이란 말은 결국 주권을 행사하는 계급이나 계층 자체가 바뀌었을 때 쓰는 말이잖아.
그런 변화가 없다면 그건 그저 정변이나 쿠데타지.
그놈이 그놈인데 얼굴과 사람만 바뀐 경우를 혁명이라 할 수는 없는 거잖아. 그치?
민심은 천심이라고 하는데
하늘이 열린 이래
그 하늘은 매우, 대체적으로, 꾸준히 똥비만 뿌리고 있었어.
그리고 그 똥비를 맞는 세상에는 언제나 역한 냄새가 가득했지.
‘하늘’이 더 이상 메피스토들에 의해 개돼지 취급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자각하고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궁금하지 않아?
(폐하 같은 명군은 쉽게 나오는게 아닙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유능한 통치자에게 의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거기에 민주주의의 참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 그럼 나님이 하나 물을께.
전제주의가 폭망할 때는 군주나 지배계급에게 그 책임을 물으면 되겠지만
민주주의가 타락할 때는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거냐?)
(아 시바...졸라 예리한데?)
(그치? 너네 나라 나한테 망한 거 너무 열받아 하지마. 니들이 단체로 ㅂㅅ 짓 해서 그런거니까.)
(바...반박할 수가 없다..OTL)
총선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오자 다들 선거혁명이니 녹색바람이니 하는데..
과연 대한민국의 ‘하늘’이 바뀐 걸까?
궁금하면..
닥치고 본 시리즈를 정주행합니다.
그리 길지 않을 테니까.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