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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켓몬 고(go)' 답사기…유쾌하지만 씁쓸한 게이머들의 '속초 러시'

    페이지 정보

    작성자 미카사 작성일16-07-2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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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강현실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포켓몬스터 게임 '포켓몬 Go(이하 포켓몬 고)'의 열풍이 심상치 않다. 전세계적인 열풍은 둘째 치고, 정식으로 출시되지도 않은 한국에서도 포켓몬의 열기가 몹시 뜨겁다. 심지어 앱스토어에서 다운도 불가능하고 편법적 방법을 동원해야 어렵게 다운받을 수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다운로드 수가 100만 이상으로 추산된다는 놀라운 이야기가 들린다.

    ‘포켓몬’ 열풍을 확인하기 위해 필자 또한 ‘ICT 최신 이슈를 직접 체험 하겠다’는 핑계로 업무시간인 금요일 오전 속초로 직접 향했다. 직접 확인하고 싶은 것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과연 '포켓몬 Go'라는 이 게임이 전세계적 열풍을 이끌어 낼 정도로 정말로 대단한 지”, 두 번째는 “‘속초 러시’라고까지 불리는 한국에서의 포켓몬 열풍이 정말로 실체가 있는 것인 지‘ 였다.

    이러한 의문을 확인하기 위해 나선 속초행 고속도로는 평일이었음에도 마치 주말을 방불케 할 정도로 차가 많았다. 휴가철로 접어들고 있는 7월 중의 금요일이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분명히 '포켓몬 Go'의 영향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일명 ‘포켓몬 구역’에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 도로상에서 발견한 첫 번째 포켓스탑에 잠깐 차를 세웠다. 그러자 우리 일행 뒤로 차가 두 대나 따라 서면서 묘하게 흥분한 얼굴의 포켓몬 게이머가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포켓스탑 주위로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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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로 발견한 포켓스탑, 46번 국도 용대터널을 지나면 곧 나오는 인제군의 ‘십이선녀마을’ 표지판. 이곳에서 포켓몬 포획에 필요한 포켓볼, 포켓몬을 부화시킬 수 있는 알 등 여러 아이템을 무료로 얻을 수 있다.


     

    아직 정식출시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포켓스탑은 무작위로 위치하지 않고 표지판이나 조형물, 문화재 등 각종 랜드마크에 정확히 지정 돼 있었다. 또한 그 중 가장 규모가 크고 거대한 것이 포켓몬 전투를 벌일 수 있는 ‘체육관’으로 설정 돼 있어, 단순히 포켓몬을 수집하는 것을 넘어서 포켓몬끼리의 전투와 체육관 점령이라는 재미를 주고 있다. 역시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한 개발사 나이언틱의 전작 게임 ‘인그레스(Ingress)’에서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상황일 것이다. 이러한 세심한 설정들이 바탕이 돼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지도상의 ‘포켓몬 구역’에 진입하게 되면, 차 안에서도 쉽게 포켓몬을 포획할 수 있을 정도로 포켓몬들과 포켓스탑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운전 중에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것은 몹시 위험하니, 흥분을 가라 앉히고 차분히 속초까지 가는 것을 추천한다. 어차피 속초에 가면 몇발자국 뗄때마다 포켓몬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곳곳에 포켓몬이 있기 때문이다.

    ▲ 추천 당일치기 코스, 속초 엑스포공원→속초해수욕장→낙산사 코스

    우리 일행이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속초 포켓몬 트레이너들의 ‘성지’라 불리는 속초 엑스포공원이었다. 역시 ‘핫’한 장소답게 각종 포켓몬들이 몇 발자국 걸을 때마다 튀어나올 정도로 널려 있었다. 현장에 도착해서 주변을 둘러보니, 소문으로만 듣던 ‘포켓몬 열기’가 전혀 과장되지 않은 적확한 사실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누가 봐도 ‘저 사람도 포켓몬 트레이너구나’ 라고 눈치 챌 수 있는 사람들이 공원에 상당히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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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켓몬 Go’에 푹 빠져있는 초등학생들.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니 엑스포공원 바로 옆에 위치한 청봉초등학교 학생들이라고 한다. 이 게임을 하러 서울에서 속초까지 온 어른들이 주변에 이렇게 많은데, 방과 후 곧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행운이라니.


     

    처음 속초에 오면서는 소심한 마음으로 ‘내가 지금 포켓몬을 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티나지 않게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 환한 표정으로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가 갑자기 멈추고 집중하는 사람이라면 십중팔구 포켓몬 유저일터, 체감 상 공원을 걷는 사람 중 90% 이상이 포켓몬 유저였다. 10대 청소년부터 중장년층까지, 모두가 순수한 아이처럼 포켓몬스터를 즐기고 있었다. 그곳은 말 그대로 ‘포켓몬 축제’의 한 현장과도 같았다. 필자 또한 어린 시절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을 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이처럼 게임을 즐기기 위한 순수한 마음으로 전국에서 속초로 몰려드는 행렬은 참으로 유쾌하고, 게임 문화의 사회적 순기능을 보여주기도 하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자·타칭 ‘게임 강국’이라는 나라가 세계에서 몇 안되는 플레이 불가능 국가에 묶여, ‘운 좋게 얻어걸린’ 시스템상의 우연으로 게임이 가능하게 된 특정 도시로 몰릴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일견 씁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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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의 열풍을 보여주는 하나의 유쾌한 예시. 포켓몬 열풍이 분지 불과 며칠되지도 않은 시점인데, 엑스포 공원 주변 식당들은 이미 재빠르게 시류의 흐름을 타고 있었다.


     

    엑스포공원을 뒤로 하고 인근의 속초해수욕장으로 향했다. 그 곳 역시 해수욕을 즐기러 온 휴가객들과 포켓몬을 즐기러 온 게이머들, 혹은 둘 다를 즐기러 온 사람들도 가득했다. 이 곳에도 역시 포켓몬은 풍부하게 있다. 아무리 포켓몬만 잡으러 왔다고 하더라도, 시원한 동해바다에 발 한번 담그고 가야하지 않겠는가. 버스터미널 바로 앞에 위치해서 접근성 또한 최고 수준인 만큼 한번쯤 들러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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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산사에 올라가는 길목에서 발견한 ‘또가스’, 그리고 낙산사 7층석탑 앞에서 발견한 ‘니드런’ 포켓몬. 문화재 앞을 지키는 듯한 형태로 나타나는 포켓몬은 정말로 ‘증강현실’이라는 기술의 본질을 체험케 하는 듯 했다.


     

    당일치기 속초 탐방의 마지막 코스는 낙산사였다. 명승지도 관광하고, 포켓몬도 잡는 일석이조를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낙산사 7층석탑, 낙산사 동종, 사자석등, 해수관음상 등 주요 문화재적 포인트는 모두 포켓스탑으로 지정 돼 있어 빠짐없이 들를 수 밖에 없었다. 아이들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충분한 의미를 지닐 수 있는 대목이다. 화재의 아픔을 완전히 씻어낸 낙산사는 그 자체로 빼어난 절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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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육관 시스템. 세 가지의 팀 중 하나를 선택하여, 같은 팀의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거나 상대팀 체육관에 도전하여 점령을 하고, 공격이 들어오면 체육관을 방어하는 등의 전투 컨텐츠가 마련되어 있다. 포켓몬별 상성에 따른 디양한 전략요소 컨텐츠들이 아직은 다소 부실하다는 평이 있지만, 충분히 개선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스크린샷은 ‘낙산사 안내도’ 체육관.


     

    ▲ 우수한 게임성, 합리적 과금시스템

    물론 이 게임이 전 세계적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게임성이 대단히 뛰어나서라기 보다 포켓몬스터라는 ‘킬링 컨텐츠’가 가진 강력한 힘에 기반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일 것이다. 하지만 ‘증강현실’이라는 이제 그다지 새롭지도 않은 기술을 그 어느 서비스보다도 잘 녹여내서 마치 정말로 우리 현실 주위에 포켓몬이 나타난 것 같은 느낌을 주게끔 하고, 간편하고 쉬운 UI를 통해 별다른 튜토리얼 없이도 누구나 쉽게 게임에 빠져들 수 있도록 했다는 것 또한 게임의 열풍에 분명히 큰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부분유료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면서도, 게임성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합리적인 과금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 크게 주목해야 할 것이다. 포켓볼을 포함한 기본적인 소모성 아이템들을 상점에서 유료 구매할 수 있지만, 부화시켜서 포켓몬을 얻을 수 있는 ‘알’이나 포켓몬을 진화시키는데 필요한 캔디 등 게임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아이템의 경우 유료결제 시스템과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 대다수의 국내 게임들이 노골적으로 ‘현질’을 유도하고, 유료아이템이 게임성 자체에 영향을 끼치게끔 하는 기획으로 많은 비난을 사고 있는 현실에서 '포켓몬 Go'의 과금 시스템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만약 포켓몬 Go가 한국 게임이었으면 이용자들은 가장 먼저 알 부화 키트부터 유료 구매해야 했을 것’이라는 한 트위터 사용자의 일침이 많은 공감을 얻을 것은 결코 가벼이 볼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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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켓몬 고'와 속초러시, 게임을 바라보는 문화적 시각의 차이

    ‘포켓몬 고’열풍과 사람들의 ‘속초 러쉬’는 게임문화산업 전반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이 어떠한 것인지를 우리에게 시사한다. 한국 콘텐츠산업 중 수출액이 가장 많은 산업이 영화산업도, K-POP을 필두로한 음악산업도 아닌 ‘게임산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라곤 한다. 아직도 게임을 당당한 ‘문화산업’의 일종으로 생각하지 않고, ‘게임중독’, ‘사회악’ 등의 부정적 이미지로만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속초시에서 애초 포켓몬스터 매니아들의 속초행을 대수롭지 않게 취급하거나, 혹은 그냥 몇몇 ‘게임 오타쿠’들의 특이행동 쯤으로 치부해버리고 말았다면 요즈음의 ‘속초 러쉬’가 조금은 시들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속초시장이 나서서 재빠르게 속초를 홍보하고, 포켓몬스터 게이머들의 속초 방문을 긍정적인 문화적 현상으로 이해하는 모습을 보이며 그아말로 속초는 ‘대박’을 터뜨리게 되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17일에는 포켓몬스터의 ‘박사님’ 캐릭터를 직접 ‘코스프레’ 한 채로 엑스포공원에 직접 등장해서 열렬한 환호를 받기도 했다)

    ▲ 맺으며

    속초를 빠져나와 인제군의 터널에 진입하는 순간, 거짓말처럼 더 이상 포켓몬이 나타나지 않았다. 일정 걸음이상을 걸어야 부화시킬 수 있는 알 또한 더 이상 걸음거리 수치가 올라가지 않았다. 마치 동화속 포켓몬마을에 다녀온 하룻밤 꿈을 꾼 것 같은, 허전하고 멍한 기분이었다.

    다행히도 한국 정식발매 전망이 그리 부정적이지는 않다. 존 행크(John Hanke) 나이언틱 대표는 중국의 경우 "기술적인 측면에서 출시는 가능하나 고려해야 할 규제가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표한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보안 이슈 때문에 구글 맵 기능제약이 있지만, 현재 지도 이슈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으며 해결책이 있다"라며 긍정적인 대답을 내 놓았다. 속초에 가지 않아도 전국 어디서나 포켓몬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날이 그다지 멀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사람들이 ‘포켓몬 하러 속초까지 갔다 올 가치가 있느냐’는 질문을 한다. 그러한 질문에는 “이번 ‘포켓몬 Go’ 속초행은 지금까지 다녔던 당일치기 나들이 중 가장 인상깊고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자신있게 대답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린시절 동심으로의 시간여행, 포켓몬 마을로의 공간이동, 그리고 속초라는 멋진 관광도시로의 여행까지 세 마리 토끼, 아니 세 마리 포켓몬을 한 번에 잡은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이다. / 글, 사진=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 윤문용 사무국장

     

     

     

     

    출처: osen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8-01-25 16:38:02 생생정보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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