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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디에나 있고 아무 곳에도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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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30일 홍대 캠퍼스 정문, 한 조형물이 등장한다.

​일베 손가락 마크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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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제목은 「어디에나 있고 아무 데도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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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후반부터 성장해 온 일베(일간베스트의 약자)는

회원 수 200만 명이 넘는 대형사이트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일베라고 밝히는 이들은 거의 없다.

조형물 제작자(이하 ‘제작자’)는 바로 일베의 이런 특성을 비꼬기 위한 제목을 지었고

처음부터 사회적 논란을 유발할 것을 기대, 예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제작자의 예상대로 홍익대 총학생회는 즉각적으로 성명을 내고

해당작품이 홍익대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제작자에게 작품의도에 관한 설명을 요구했다고 한다.

지나가던 홍대생들이 재수없다며 시끌시끌 대고 작가를 비난하는 포스트잇 쪽지가 난무했다.

여기까지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간다.

​필자가 홍대생이라고 하더라도

​진짜 왜 우리 학교 정문에 저딴게 붙어있지?

저거 뭐하는 짓임? 우리 학교 이미지 새되겠네...

뭐 그런 생각이 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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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장류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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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

척추동물문, 포유류강의 한 목으로 가장 진화한 군이다.

 원숭이와 인류가 이에 속한다.

즉 모든 인류는 영장류다.

그러니 이 글의 주인공을 영장류라 칭한다고 해서 특별히 모욕을 하려는 의도가 있거나

명예를 훼손시킨다고 열폭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이 글을 읽는 너도 쓰는 나도 영장류다.

​제작자는 저 조형물의 작품의도가 문제되자

​‘일베에 대한 옹호나 비판을 위한 작품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녀는 그저 일베를 활용해서 졸업작품을 전시한 것 뿐이다.

그런데 성명을 낸 그날 밤 홍대생 두 명이 조각상 일부를 파손시켰고

힙합가수 랩퍼 성큰이라는 한 영장류는 아예 새벽 2시에 조각상을 야구방망이로 분쇄한 후

​‘랩퍼 성큰이 부쉈다.’라는 인증 쪽지를 남겼다고 한다.

(다 때려부쉈어. 나 잘했어?)

조각상이 부숴진 자리에

​‘너에겐 예술과 표현이 우리에겐 폭력임을 알기를.’

​이라는 간지폭풍 멘트가 남겨져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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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얘는 말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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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퍼 성큰이라는 영장류는

​‘일베회원들은 온라인에서는 멋있고 센 척하지만 현실에서는 부서지고 망가진 사람들’

​이란 뜻으로 작품을 바꿔보고 싶었다고 해명했단다.

엄연히 제작자가 있는 작품을 바꿔보고 싶었으면 허락을 구하던가.

아니면 제놈이 능력있으면 옆에다 새로 하나 만들던가.

말이라고 다 말이 아닌데

이 영장류는 말을 할 줄만 알았지 지가 말을 하는지 똥을 뿜는지는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말은 할 줄 알지만 언어를 제대로 구사할 줄 모르는 영장류도 있을 수는 있다. 영화에도 나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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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반격의 병맛 

 이 어리버리한 영장류는 분명히 수컷으로서의 서열이 굉장히 낮은 저품질일 가능성이 크다.

이유를 살펴보자.

​   가. 지능이 낮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여러분들 대부분은 남이 하는 말은 잘 이해하지 못할지언정

지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는 어렴풋이나마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게 안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병원에 있다.

​이 영장류는 치매가 올 나이도 아니고 뇌손상을 입은 소견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자기 입으로 분명히

​‘너에겐 예술과 표현이 우리에겐 폭력임을 알기를’

이란 말을 씨부리면서 남의 작품을 폭력적으로 개조해버리는 예술행위를 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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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제놈의 예술행위는 파괴의 객체인 조형물의 소유자에게는 폭력이다.

한마디로 행위예술의 극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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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상관없다. 지구 상 모든 종 중에서 영장류만 행위예술을 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맥락이 너무나 셀프디스에 가까우니 지능수준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거다.

​   나. 허세가 가득하다.

​이 영장류가 이런 우스꽝스러운 짓을 한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비슷한 수준의 female 영장류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었겠지.

​

일베는 여성들에게 혐오의 대상이니

삽질을 통해서라도 ‘오빠 멋져용♡’이라는 말을 듣고 싶었을거다.

연예인이니까 딴에는 인기도 얻고 싶었을거고.​

미녀들을 괴롭히는 악당을 혼내주는 주인공 코스프레지.

​그런데 저따위 짓거리 한다고 오빠 멋져용♡ 외쳐대는

female 영장류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는 싶냐? 

진짜 없어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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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하나 궁금한게

미녀를 괴롭히는 악당을 혼내주는 주인공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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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주인공이 용감해야 하고,

​또 주인공의 용감한 행동이 드러나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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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우리의 주인공 영장류는 새벽 두시에 몰래 가서 뽀갰다.

즉 자기를 말리거나 제지할 사람들이 주변에 없을 가능성이 가장 커서

저 찌질한 데몬스트레이션이나마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는 시간에

대사를 결행한거다.

저 짓이나마 미수로 끝나면 얼마나 쪽팔리겠냐.

솔직히 술처먹고 한 짓이라는데 500원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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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의 주량이란게 다 거기서 거기다.)

​그러면서도 지가 한 멋진(?) 행동이 묻히는 건 싫어서

꼴에 또 동영상 찍어놓고 쪽지도 남겼다.

가관도 저런 가관이 없다.

​원래 영장류들 중 고릴라, 오랑우탄 같은 종의 경우

실버백(Silverback)이라고 흔히 일컫는 우두머리 수컷들만이

자손을 보고 종족을 번식시킬 수 있다.

​그런데 정정당당하게 싸워서

실버백의 자리를 차지할 수 없는 저품질들도

자기 씨를 남기고 싶은 본능은 펄펄 살아 숨쉬기 마련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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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종자들이 자신의 저품질 씨앗을 살리기 위해

허구헌 날 하는 짓거리가 허세, 즉 블러핑이다.

자신의 찌질함을 숨기고 암컷들의 선택을 받을 자격이 있는

강력한 수컷인 것처럼 구라치고 포장하는거지.

​인간 종의 경우도 영장류에 속하는 만큼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지능이 좀 더 발달했기 때문에

영장류 내 다른 종들처럼 전형적인 행동들을 보이지는 않는다.

한 마디로 속이 보이는 허접한 짓을 하면 쪽팔린 줄은 아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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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너에게 너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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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는 위험하다.

약자에 대한 편견과 경멸, 증오와 같은 부정적 감정들을

가볍고 자연스럽게 다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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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래퍼 영장류의 행동은 일베보다 더 위험하다.

적어도 일베는 사회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기 때문에

지들이 하는 짓이 쪽팔린 줄은 안다.

그래서 오프에서는 숨어 있잖아.

​그런데 래퍼 영장류는 똑같은 짓을 하고서도 지는 그래도 되는 줄 안다.

오히려 인정받으려고 인증남기고 언플질 중이다.

만약 저런 짓이 남자답고 괜찮고 칭찬받을 일이라는 사회적 평가가 형성되면

우린 모조리 혹성탈출의 세계로 시간이동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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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런 시간이동에는 반댈세)

지 잘못하는 줄 알고 숨어있는 일베가 정상적인 인간들을 타락시킬 위험보다

지 잘했다고 날뛰는 래퍼 영장류가  멀쩡한 인간들까지 미치게 만들 위험이 훨씬 크다.

그게 필자가 주인공으로 크게 다룰 가치가 없는 어리버리한 영장류를 소재로

번거롭게 이 글을 쓰는 이유다.

표현의 자유라고 하는 멋진 말 앞에는 하나의 단어가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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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기 불편한 표현의 자유’가 사실 정확한 말이다.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라는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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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형식이 '표현'이라면

그 내용이 니가 보기 열라 짜증나고 빡쳐도

'표현​' 이외에 다른 방식으로는 반격을 가하지 말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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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영장류가 명심해야 하는 건 

표현의 자유의 한계 운운하면서 허세드립을 치기 전에​

이게 표현의 자유의 한계 문제인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의미 이해의 문제인지를 구별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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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과정을 '사고'라고 하는거고

인간의 학명이 뭐냐?​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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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래퍼 영장류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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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다른 상대가 한 표현이 불편하고 기분나쁘다면

그 표현을 우스꽝스럽게 만들거나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또 다른 표현을 머리를 써서 짜내라.

쇠망치로 그 상대나 표현 그 자체를 부숴버릴 생각 따윈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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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발 저품질 수컷들..

하는 짓은 보수도 진보도 아닌 양아치 수준이면서

어디가서 진보라고 폼재고 입털고 다니지 마라.

​일베를 혐오한다고 니들이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건 아니거든?

그냥 똑같은 놈들이야 니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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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진보마초들 살기 힘들다.

섞이려고 하지마라. 좀.

​그냥 생긴대로 살아. 부모님이 낳아주신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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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