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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쭘 | 3. 파천황 - 별(星) 篇 [총선특집 리뷰] 하늘과 바람과 별과 개돼지 3-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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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아르민 작성일16-05-06 15:45 조회24,303회 댓글2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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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소프트맥스 , 창세기전)

    1. ()과 명()

     

    지난 글 하늘편에서

    혁명이란 지배계급이나 세력이 바뀌는 정치현상을 의미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이는 그냥 정치학, 사회학적 정의에 불과하다.

     

    혁명(革命)이란 단어를 지긋이 한 번 바라보자.

     

    딴거 없다. 그냥 정해진 명()을 바꾼다는거다.

     

    명이 뭐나구?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한 마디로 정해진 것, 그대로 흘러가는 것,

    뭐 그런 거 아니겠어?

     

    대중과 민중의 저항이나 변혁의 요구

    이건 곧 주권의 행사라고 할 수 있지.

     

    민주주의가 발달하기 이전에도

    천하의 주인이 만백성이라는 사상체계와 그에 대한 공감은 대부분의 문명사회에 존재했었고

    이 백성들이 자신들의 주권을 행사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

    사회의 변화를 요구하면서 을 행사하는 것이었어.

     

    그런데 이런 의 행사가

    정해진 것, 흘러가는 것을 바꾸지 못하게 되면

    그건 그냥 소요와 혼란

    한 마디로 ()으로 끝나게 되는거야.

     

    왕후장상이 씨가 따로 있느냐

     

    라는 전설적인 드립과 함께 역사에 나타났던 진승과 오광의 반란이 실패로 돌아간 이래

    수천 년 간 세계 각지에서는

    위정자에 불만을 품은 백성들이 수많은 난들을 일으켜 왔어.

     

    그리고 그 대부분은 그냥 난()으로 끝났지.

     

    소요와 혼란 중 극소수에 해당하는 경우들만이

    이후 역사 속에서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진일보(進一步)로 평가받게 되고

    그러한 경우 후대는 그 소요와 혼란을 변혁(變革), 개혁(改革), 혁명(革命)

    보다 폼나는 단어로 바꾸어 부르게 되는거야.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5.16이나 12.12. 사태를

    혁명이라고 부르고 싶어하는 이들이 존재하고

    그런 이들 중 가장 높으신 분은 청와대에 계신 그분이시겠지.

    그 분들이 군사쿠데타를 혁명이라고 부르고 싶어하는 이유는

    군사쿠데타가 지배계급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몰라서가 아냐.

     

    그냥 혁명이라는 말이 주는 아우라, 간지, 포쓰가 좋은거야.

    뭔가 사회를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화시켰다는 뉘앙스를 풍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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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16 '혁명'이 아니었으면 대한민국은 공산당의 밥이 되었을 것이라는 희대의 드립...누구시더라?)
      

    4월 총선이 끝난 후 온갖 정치매체에서 선거 혁명이니 뭐니 드립들을 쳐대시기 시작하는데

    이번 총선이 혁명으로 평가받느냐 그냥 이벤트로 끝나느냐 하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 결정되는게 아냐.

     

    지금은 그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드립과 드립의 대결이 벌어지는 중인거지.

    새누리가 망한게 좋아 죽겠는 사람들은 선거혁명 운운하는거고

    새누리 편에 서는 사람들은 국민들의 선택이라고 말하는거야.

     

    선택이라고 말하면 뭔가 존중의 의미를 담은 거 같지만, 그냥 선거 자체가 국민들의 선택을 제도화시킨거야.

     

    이번 총선을 국민들의 선택이라고 부르고 싶어하는 이들의 속마음은

    그냥 지나가는 선거 중의 하나였을 뿐이다. 시방새들아.’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래봤자 민란일세.’

    라는 것이겠지.

     

    반대로 선거혁명이라고 부르고 싶어하는 이들은

    봤냐? 시방새들아. 이제 더 이상 니들 맘대로 안돼.’

    머리 좀만 쓰면 새누리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의 평형추를 다시 맞출 수도 있겠는데?’

    라고 생각하고 있는거고.

    하지만 이번 선거가 혁명으로 기억되는지 아닌지는 우리가 아닌 후대가 평가하는 거고

    그건 바로 지금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에 따라 결정되는거야.

    2. 회천의 바람(回天風)

     

    변화의 바람이 하늘을 덮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이 필요해.

     

    우선 그 변화의 구심점이 분명히 존재해야 하고

    또 그 방향성이 뚜렷하고 선명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그를 위한 세력이 조직화되어야 하는거다.

     

    예를 들면 위에서 말한 진승, 오광의 난은 어땠을까?

    진 말기의 학정(虐政)이라는 사회모순과 그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

    진승이라고 하는 카리스마 쩌는 마초와 오광이라는 매력적인 관리자의 결합.

    이런 요소들은 분명히 급격한 사회변화를 이뤄낼 수 있는 요소로 작용했었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냐!.’라는 임팩트 쩌는 슬로건도 분명히 구비되어 있었고.

     

    그런데 그 뿐이었다.

     

    진승은 머슴, 오광 역시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은 평민 출신이었다.

    자기들 입으로 아무리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고 드립을 쳐봤자

    혈통의 신비성이라는게 무시무시한 후광을 주는 시대에

    저런 유전자를 가진 인물들을 진심으로 따르려는 인간들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훗날 장량은 진승과 오광이 가장 잘못한 것으로

    멸망한 육국의 후예 중 한 명을 찾아 군주로 받들지 않은 점을 든 것이다.

     

    한 마디로 진승, 오광의 난에는 구심점이 없었다.

     

    다음 방향성.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냐며 분연히 개기고 일어서기는 했는데

    그렇게 개기고 난 후 뭘 하려는 건지 애시당초 다른 사람들이 알 수가 없었다.

    그냥 지가 왕하고 싶다는거 뿐이잖아.

    지들 말대로 아무나 왕할 수 있는거라면 내가 하고 말지 왜 지들이 왕하겠대.

    스펙도 떨어지는 것들이 말이지..

    라는게 당시 사람들 생각이었겠지.

    진승, 오광은 어떠한 나라, 어떠한 사회를 설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적이 없다.

     

    마지막으로 세력의 조직화.

    중국사상 최초의 민란이었던 진승, 오광의 난과

    최후의 민란이었던 태평천국의 난이 무서울 정도로 일치하는 지점이

    바로 그 변화의 주체였던 이들이 전혀 조직화되지 않았다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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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건 그냥 때되면 늘상 터지는거)

     

    한마디로 그냥 사회에 불만을 가진 낙오자들이 개떼로 몰려다닌거지.

    이렇게 모은 대규모의 인원들을 어떻게 조직, 통솔하고 먹여살릴지에 대해

    제대로 고민할 수 있는 두뇌파 인재들이 걔들의 집단에는 없었다는거야.

     

    결국 진승, 오광을 따르던 장초(長楚 ; 진승은 초왕을 칭하면서 국명을 장초라고 이름지었다.)의 농민군 백만은

    진나라의 명장 장한의 20만 대군이 반격을 시작하자 한 순간에 우주의 먼지로 증발해 버렸다.

     

    태평천국의 난도 마찬가지였지.

    이홍장, 증국번 등의 신군(新軍 ; 청조에 충성하던 한인군벌들의 사병집단)이 본격적으로 반격을 가하자

    바로 패주, 내분에 휩싸여 멸망크리.

     

    그런데 우리가 성공한 혁명의 대명사로 꼽는 프랑스 혁명을 비교해볼까?

     

    프랑스 혁명이 무슨 치밀한 계획이나 제갈량 뺨치는 혁명가들에 의해 기획된 거 같나?

    착각이다. 그냥 어느 순간 민중들의 분노가 빵 터지면서 벼락처럼 다가왔다는건

    여타 민란들과 그리 다르지 않아.

     

    후세에 혁명가로 추앙받는 당통, 로베스피에르, 생 쥐스트, 마라 같은 애들

    그 시점에서 능력없는 변호사로 빌빌대고 있거나

    그 빌빌대는 변호사 꽁무니나 쫒아다니고 있거나

    술집에서 호언장담하며 술집주인의 어린 딸이나 꼬셔대고 있었다.

     

    걔들이 혁명이 터지자 마자

    형 왔다. 형이랑 세상 뒤집어버리고 싶은 용사들은 닥치고 굴다리로 집합해라

    라고 카리스마 쩔게 바로 민중들을 사로잡은 것도 아냐.

     

    계획이니 뭐니 그런거 하나도 없었어. 정신없이 삽질하며 임기응변하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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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혁명이라고 뭐 이런 장면 생각하면 대단히 착각하는거다.)

     

    근데 그 친구들에게는 뭐가 있었을까?

     

    위에서 말한 구심점이 있었어.

    시에이에스란 형이 3계급이란 무엇인가라는 희대의 명저에서

    계급의식을 이미 지성인과 노동자들 사이에 심어놓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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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질한 형이지만 '제 3신분이란 무엇인가'라는 불후의 명저를 남겼다.)

    사회적으로 부상하는 부르조아지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지롱드와 자코뱅 그리고 그들에 의해 주도되는 의회

    (실제로는 의회 내의 혁명위원회나 공안위원회)라는 강력한 제도적 장치를 가지고 있었다규. 

    두 번째로 변화의 방향성. 그냥 쉬운 말로 비전(Vision)

     귀족과 성직자를 제외한 제 3신분(부르조아 + 노동자계급)에 의해

    국정이 주도되는 국가공동체를 건설하겠다는 운동의 목표가

    혁명의 와중에 단 한순간도 흔들린 적이 없어.

    나폴레옹 제정은 프랑스 혁명을 타락시킨 군사독재였지만

    그 제정 역시 앙시앙레짐과 다르게

    3신분의 의회구성권을 인정하고

    그들의 계급적 이익을 보장했다는 점에서는 혁명 프랑스와 다르지 않았어.

    그랬기에 프랑스 국민들은

    나폴레옹 1세를 왕권신수설을 주장하는 부르봉가 국왕들을 몰아내고

    민중들이 스스로 세운 민중의 황제라고 여겼던 거야.

     

    마지막으로 조직화.

     

    더 말할 필요가 있나.

    혁명의 와중에 로베스피에르로 대표되는 자코뱅 내 산악파가 보여준 조직이론과 선전기술은

    이후 러시아에서 조직전술의 귀재 블라디미르 레닌이 출현하기 전까지

    넘사벽의 레벨을 자랑했다.

    그래서 후배 혁명가들이 미친 듯이 프랑스 혁명의 영웅들에 대해 연구하고

    그들의 방식을 담습했던거고.(물론 대부분은 망했지만)

     

    세 가지 요소를 갖추었기 때문에

     

    혁명 프랑스는 전유럽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희대의 병크를 일으키고

    방데 반란에서 별 죄도 없는 농민들 40만을 학살하는 정신쳐돈 짓거리를 해대고

    귀족축출이란 명목하에 숙련된 지휘관들을 싸그리 숙청해버려서

    어제까지 대위였던 사람이 갑자기 사단장이 되는 패닉상황을 연출해내고

    자기들끼리 피로 피를 씻는 내분과 유혈투쟁을 벌이면서

    혁명가들이 동료들에 의해 하나하나 단두대로 사라지는

    기가 막히는 삽질을 꾸준히 계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혁명의 유산을 남기는데 성공했던거다.

     

    솔직히 위 세가지 요소만 갖추면 중간과정에서 온갖 삽질을 다해도

    혁명이 성공할 가능성은 비약적으로 높아져.

    이건 이후 러시아혁명사를 보아도 알 수 있지.

     

     

    3. 파천황 破天荒

     

    파천황 - 하늘을 바꾸는 자.

    발음 자체가 멋져서 무협지에서 자주 쓰이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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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단어가 무슨 무협 월드의 제왕()을 일컫는 줄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늘을 바꾼다는 것은 결국 정해진 명()을 바꾼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것들은 위에서 말한 성공한 혁명들의 요건들과 다르지 않아.

     

    다만 굳이 이 단락을 따로 분리해서 논하는 이유는

    필자는 위의 세 요건들을 하나에 응축시키는 것이 가능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믿기 때문이야.

     

    성공하는 혁명을 위한 세 요건이

    구심점 방향성 조직화

     

    이 세 가지라면

     

    하늘을 바꿀 자질이 있는 자가 운동의 구심점이 되고

    그 인물이 대중과 사회가 바라는 사회의 지향점을 제시하고

    그를 따르는 이들을 체계적으로 조직하면 되는거다.

     

    전형적인 영웅주의 역사관의 발로 아니냐고?

    그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면 당연히 그렇겠지.

    필자는 그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는게 아니다.

    그게 효율적이라고 주장하는거다.

     

    효율성을 따져보기 위해서는 장단점을 비교해 봐야겠지?

     

    프랑스 혁명은 운동의 구심점이 되는 인물자체가 없었다.

    수많은 혁명가들이 변혁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타나고 사라졌지.

    혁명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찬란하게 빛났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혁명적 가치를 사회에 심기 위해 노력하는 혁명가와는 정 반대의 지점에 있는 인물이다.

    그는 그저 권력성애자, 일그러진 영웅, 뛰어난 우상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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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형이 혁명가라면 파리도 새다.)

     

    프랑스 혁명의 구심점은 자코뱅, 산업가들이라고 하는 세력이었을 뿐

    한 인물의 그릇과 의지, 인격을 중심으로 혁명이 움직였던 것은 아냐.

    그랬기에 혼란스러웠고, 길고 긴 전쟁과 그에 따른 패배를 경험해야 했지만

    반대로 한 인물에 의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장대한 삽질 후의 세상은

    이전의 세상과는 전혀 다르게 되었다는 역설적 결과가 나타난거야.

     

    반대로 러시아 혁명은

    블라디미르 레닌과 레온 트로츠키라는 위대한 혁명가를 빼놓고는

    도저히 성공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혁명이었다.

     

    쉽게 말해 한국바둑이 지난 20년간 중국바둑을 압살하고

    세계 바둑계에 무적의 포쓰를 보일 수 있었던 건

    한국기원이 선진적이라거나 한국인들이 우수해서가 아니잖아?

    그냥 이창호랑 이세돌이 한국에서 태어난 덕이지.

    그리고 걔들이 늙으니까 이제 처발리는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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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얘들이 태어난 나라가 한국이라서 한국이 강했다.)

     

    러시아 혁명을 위해 신이 빚어낸 인간이라는 평가를 받은 블라디미르 레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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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머리라면 모름지기 수염을 길러야 간지가 난다.)

    무장한 예언가(Prophet Armed)라고 불렸던 불세출의 조직가 레온 트로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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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직이론, 선전술, 카리스마 만렙 찍었던 형이다. 근데 딱 하나가 없었다. 눈치.)

    이 두명의 천재들은 스스로 운동의 구심점이었고,

    운동이 나아가야 할 바를 설정했으며

    그 운동을 성공시키기 위해 대중들을 교육시키고 조직화시켰다.

     

    그럴 수 있었기에

    칼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이 극에 달하는 순간에

    발생할 것이라고 예언했던 공산주의 혁명을

    자본주의의 성숙과는 가장 먼 지점에 존재했던

    제정러시아에서 성공시킬 수 있었던 거야.

     

    그들이 혁명기 그리고 혁명 이후 내전기까지 보여주었던 놀라운 퍼포먼스는

    러시아 혁명을 프랑스 혁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신속하게 성공시켰고 또 자리잡게 만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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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우두머리가 똑똑한 조직은 만사가 쉽다.)

    . . .

    그 분이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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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루지아의 인간백정 이오시프 스탈린, 훈남시절)

     

    흔히들 잘못 생각하는게

    구 소련, 즉 소비에트 유니온이 공산주의 국가라고 착각하곤 한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이게 공산주의 국가라고 하는건

    북한을 민주주의 국가라고 하는거랑 똑같은거야.

     

    유럽의 공산주의자들이 생각하던 공산주의 사회와

    실제로 제정러시아를 무너뜨리고 레닌이 건국한 소비에트 러시아가 매우 다르듯

    레닌과 트로츠키가 세우고 구현하려고 했던 소비에트 러시아와

    이후 스탈린이 철권통치를 통해 만들어 낸 소비에트 유니온은 전혀 다른 국가.

     

    혁명사를 설명하기 위한 글이 아니니 결론만 짧게 얘기하자면

    레닌은 스탈린이 지도자로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스탈린이 매우 유능한 부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를 중용했어.

    무슨 일을 맡겼냐고?

     

    서기장

     

    지금이야 서기장이라는 직책이 소비에트 유니온에서 킹왕짱 먹는 직책이었다고 생각하지.

    레닌 시절의 서기장은 그냥 자금조달책, 회계책임자에 불과했어.

    정치적 지도자는 레닌

    그 레닌을 지지하는 적군(赤軍)은 국방상 트로츠키에 의해 장악되어 있었고

    위 두 명은 공산주의 혁명을 이뤄내고 적백내전을 승리로 이끌고

    열강의 러시아 침공을 막아낸 건국영웅들.

     

    이 천재들이 조국 러시아와 그들을 주목하는 전세계를 상대로 간지의 불꽃을 찬란하게 내뿜는 동안 

    스탈린은 은행이나 털고 자본가들이나 암살하면서 자금조달이나 하고 있었던거야.

    한 마디로 듣보잡.

    레닌이나 트로츠키가 보기에는 열심히 일하는 머리 텅 빈 애였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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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재들은 멍청한 이들을 과소평가하다가 대사를 망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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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우리 모두 멍청한 애를 우습게 보다가 당하지 말자. 누구처럼.)

    문제는 레닌과 트로츠키가 스탈린을 너무 우습게 봤기 때문에

    레닌은 트로츠키가 자신이 죽고 난 후 압도적인 실적과 카리스마를 통해

    소비에트 러시아의 독재자. 2의 나폴레옹이 되지 않을까 우려했어.

    그래서 소비에트의 최고위원들에게

    스탈린은 즉시 제거하고 트로츠키를 돕되

    그를 철저히 견제하고 최고위원들의 협치(協治)를 통해 대소사를 결정하라는

    애매모호한 내용의 정치적 유언을 남기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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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똑한 형들조차 죽을려면 곱게 죽지 꼭 상병크를 일으키고 죽는다.)

    트로츠키는 천재기도 했지만 스스로도 자신이 천재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그 자부심은 하늘을 찌를 듯 했고, 당연히 주변인들은 그런 트로츠키를 좋아하지 않았다.
    반면 그루지아 출신이라 표준 러시아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스탈린은
    언제나 과묵했고 사람들은 그가 상남자스럽다고 생각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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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멍청함을 숨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침묵이다. 스탈린은 그걸 할 줄 알았다.)

    결과적으로 최고위원들은 레닌의 유언을 자기들 멋대로 해석해.

    스탈린을 제거하라는 구체적이고 분명한 유언보다

    트로츠키를 견제하라는 애매모호한 유언을 따르는게 우선이라고 본거야.

    왜 그랬냐고? 그냥 걔들이 그렇게 믿고 싶었기 때문이야.

     

    최고위원 중 1인인 스탈린을 제거하면 트로츠키를 견제하기는 더 힘들어지니까

    당분간은 트로츠키 견제가 우선이다...라는 식으로 정리한거지.

     

    스탈린은 인류사에서 최초로 출범한 공산주의 국가인 혁명 러시아를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끌고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 본 적도, 생각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 비루한 인간이었지만

    자신을 위해 권력을 획득하고 그 권력을 지켜내기 위해 뭘 해야하는지는 아는 인간이었어.

    이런 인간들은 어디에나 있지.

    그리고 이런 인간들이 권력을 쥐는 순간

    그가 속한 조직, 공동체, 사회는 그 짓을 방관한 댓가를 치르게 된다.

    소비에트 러시아 역시 예외일 수 없지.

     

    스탈린이 권력을 쥔 후 1953년에 사망할 때까지 만들어 낸 나라

    전혀 특별할 것도 새로울 것도 없는 전체주의 독재국가였어.

     

    이집트의 파라오, 중국의 진시황이 다스렸던 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아.

    개인 숭배를 통해 권력을 1인이 독점하고 그 1인은 자신만을 위해 그 권력을 행사하는 나라.

    언제나 있어왔고 앞으로도 틈만 나면 나타날 어둠의 나라.

     

    세계 최초로 노동자, 농민들에 의해 건설되었던 새로운 국가 혁명 러시아는

    이렇게 흔해 빠진 전제국가로 타락해버린거야.

     

    파천황이 나타나지 않았던 프랑스 혁명은

    장대한 삽질을 반복하면서 나폴레옹 군사독재와 제정부활을 가져왔고

    이는 단기적으로 분명히 혁명의 실패를 의미했지.

     

    그렇지만 프랑스 혁명은 한 명의 인물에 의지하지 않고

    단단한 계층적 세력기반 하에 이루어졌었기 때문에

    세계 정치의 메이저리그였던 유럽에 전제주의 봉건왕조가 더 이상 자리잡을 수 없게 만들고

    시민과 자본가 계급을 역사의 주역으로 등장시키는 진일보(進一步)를 가져왔어,

     

    러시아 혁명은 신이 내린 천재들에 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혁명을 성공시키기 까지의 과정이 찬란할 정도로 효율적이고 능수능란하게 이루어졌지만

    그 천재들이 권력을 잃는 순간 너무도 손쉽게 혁명의 에너지를 잃게 되었고

    결국 소비에트 유니온이라는 전체주의 국가의 출현과

    그에 따른 양극체제와 냉전라는 사생아(私生兒)만 남기게 되었어.

     

    [총선특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개돼지의 편은 분량 상 이유로

    2부로 나누어 연재됩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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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늘(天)篇 [총선특집 리뷰] 하늘과 바람과 별과 개돼지
    2. 바람(風) 篇 [총선특집 리뷰] 하늘과 바람과 별과 개돼지
    3. 파천황 - 별(星) 篇 [총선특집 리뷰] 하늘과 바람과 별과 개돼지 3-1부
    4. 육망성 - 별(星) 篇 [총선특집 리뷰] 하늘과 바람과 별과 개돼지 3-2부
    5. 진보란 무엇인가 - 개돼지 篇 [총선특집 리뷰] 하늘과 바람과 별과 개돼지 4-1
    6. 그대에게 - 개돼지 篇 [총선특집 리뷰] 하늘과 바람과 별과 개돼지 4-2(完)


    댓글목록

    바야바님의 댓글

    바야바 작성일

    와 4월 총선을 혁명사까지 연결시켜 해석하다니..쩌네요.

    아르민님의 댓글

    아르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이것 저것 연결시키는 걸 좋아합니다.  ㅜ ㅜ

    라오우님의 댓글

    라오우 작성일

    프랑스 혁명에 관해서는 좀 들어봤지만 러시아 혁명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관해서는 별로 들어본 적이 없는데..흥미롭네요. 본격적인 연재물 기대하겠습니다.

    아르민님의 댓글

    아르민 댓글의 댓글 작성일

    그러게요. 세계사 상의 대사건인데 그놈의 반공교육 땜에 우린 러시아 혁명에 대해 너무 모르죠.

    크리스탈님의 댓글

    크리스탈 작성일

    다른 건 몰라도 이 사이트 포룸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진짜라는 생각이 들곤해요. 좋은 글들 많이 올려주세요.

    아르민님의 댓글

    아르민 댓글의 댓글 작성일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노력할께요.

    blue님의 댓글

    blue 작성일

    총선특집 시리즈를 보면서 이번 4.13 총선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백성들의 눈과 귀가
    되 주어야 할 주체들이 눈과 귀를 가리고 자기 배만 부르면 그만이다. 라는 식의 발상은 도대체
    북한의 김정은과 뭐가 다르다는 것인지... 연일 김정은 욕만 하고 있으니.. 황당무개합니다.
    암튼 다음 연재물도 많은 기대가 되네요.

    아르민님의 댓글

    아르민 댓글의 댓글 작성일

    네 이 나라가 누구의 땀과 눈물과 희생에 의해 북한과 다른 나라가 되었는지는 우리 모두가 새겨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이 나라를 북한처럼 만들려고 했던 이들이 북풍을 통해 매 순간 국민들을 속이려 드는 걸 볼때마다 기가 막히니까요.

    지크지온님의 댓글

    지크지온 작성일

    혁명과 사랑은 느닷없이 다가오죠. 마치 벼락처럼. 시간을 멈추면서.

    아르민님의 댓글

    아르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우와 멋진 표현이네요~

    상쾌걸님의 댓글

    상쾌걸 작성일

    격한 불길은 빨리 사위는군요. 사랑도, 혁명도.♡

    아르민님의 댓글

    아르민 댓글의 댓글 작성일

    끝의 하트가 아주 의미심장하네요^^;

    테라로사님의 댓글

    테라로사 작성일

    국부(?) 이승만 평전도 이렇게 한번 파헤쳐 보면 재밌겠습니다만
    어떠신지~? ^^

    아르민님의 댓글

    아르민 댓글의 댓글 작성일

    후아...이승만도 쓰려면 진짜 백편도 쓸 것 같아요..인생이 좀 길고 업적(?)도 많으셔서..비하인드 스토리로 들어가면 그냥반처럼 큰 그릇(?)도 드무시거든요..그런데 과거보다는 현재의 복마전을 비판하는게 더 급한 것 같아서 일단 미뤄두고 있습니다. 여유가 되면 꼭 쓰겠습니다.

    Ktango님의 댓글

    Ktango 댓글의 댓글 작성일

    아르민님 전공이 급 궁금한 일일인데,,,, 거 뭘 전공하셨길래 이렇게 글빨이 걸쭉한거요??^^

    파파스머프님의 댓글

    파파스머프 작성일

    아르민님...
    북풍을 이용한 이들도 괘씸하지만
    여러가지 요인들에 특히, 지역감정에 눈이 멀어 북풍에 요동친 어리석은 국민들도 참 어이없지 않나요?
    지역감정, 북풍.... 이걸 만들고 이용한 자들~
    천벌받아야 마땅할 것임!!

    아르민님의 댓글

    아르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정치인 입장에서야 영악한 선택이죠. 인간은 시시비비를 가리는 현자보다는 Kill them all!!을 외치는 광인을 더 따르는 법이니까요. 우리 국민들만 특별히 문제있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미국도 트럼프가 잘나가고 일본은 아베가 잘나가고 필리핀은 사신이 집권했는데요 뭘.

    마음소리님의 댓글

    마음소리 작성일

    //아르민 푸틴도 있습니다.ㅋㅋ좀 세련되긴 했지만 얘도 괴물

    아르민님의 댓글

    아르민 댓글의 댓글 작성일

    동의합니다. 빼먹었네요.

    주둔병단님의 댓글

    주둔병단 작성일

    //마음소리 푸틴은 괴물이 아니라 알파메일 아님?

    아르민님의 댓글

    아르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지구상 알파의 정점은 오바마라고 생각합니다. 푸틴은 몬스터 맞음.

    그네타기님의 댓글

    그네타기 작성일

    그네누님도 저런 모습이 있었구나.ㅎㅎ 외모는 지금이 더 나아보이는데.. 잘 먹고 스트레스 없으니 그런가.

    아르민님의 댓글

    아르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 얼굴에 드러난다는데..그녀도 그럴까요?

    안산보루님의 댓글

    안산보루 작성일

    예나 지금이나 외모에 대해선 말을 꺼내지마소. 저녁식사 시간도 다가오는디...
    근디 뭐 글은 좀 읽을만 허네.

    아르민님의 댓글

    아르민 댓글의 댓글 작성일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