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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쭘 | (1) 선구자(Far Seer) 편 - [진격의 그라운드] 1부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s)

    페이지 정보

    작성자 헌병단 작성일16-03-11 16:02 댓글7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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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크래프트 2 Hearts of Worms 로고화면 - 오버마인드
     

    1. 한 남자 

     

    통산 1302571112

    웬만한 인간의 인생 전체의 시간에 해당하는 약 30여 년에 걸쳐

    한 남자가 쌓아 온 승부의 기록이다.

     

    위 기간 동안 그 남자는

    자신이 이끄는 팀을 10회에 걸쳐 가을 야구로 이끌었고

    그 영광의 정점에 오른 시기에는

    당대 최고의 팀을 이끌면서

    재직 4년 간 3회 우승, 1회 준우승의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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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이 남자를 특별하게 만든 건 빛나는 승부의 기록들이 아니다.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서 저 남자가 쌓은 기록들은

    대단한 기록들이긴 하지만 위대한 기록은 아니다.

     

    이 남자는 자신이 활약하는 시대의 대부분의 기간 동안

    한국시리즈 9회 우승에 빛나는 명장의 그늘에 가려

    일인자로 군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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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벌? 그게 뭐야? 이기고 지는거 아냐? 김성근이가 나에게 이긴 적이 있어?) 

    뿐인가.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온 국민들이 열광하는 결과를 만들어 낸 적도 없고

    30여 년의 기간 동안 3회의 우승기록은

    프로배구 신치용 감독의 슈퍼리그 9연패 기록이나

    감독경력 6년 동안 5년의 통합우승과 1회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어 내고

    이 시대 최고의 명장으로 칭송받는 류중일 감독의 커리어와 비교되면 빛이 바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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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는 실패한 적이 없었지만 올해 첨으로 준우승했심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남자는 굉장히 특별한 별칭을 가지고 있다.

    진격의 포룸 독자라면 Naming이 가지는 파괴력에 대해 절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그 누구도 가지지 못한 영광스런 이름을 얻었다.

     

    야구의 신(野神)’

     

    이 이야기는

    인간으로 태어나 각고의 노력 끝에

    자신이 평생을 바쳐 추구했던 승부의 장에서 명예를 얻어

    신의 자리에 올라간 한 남자.

    야신 김성근의 영욕에 관한 이야기이다.

     

     

    2. 선구자 Far Seer

     

    80년대, 프로야구의 초창기 시절,

    김성근 감독에 관한 평가로 다음과 같은 말이 있었다.

    컴퓨터 야구를 추구하는 기록의 신봉자

     

    세이버매트릭스의 발달로 인해

    프로야구가 그 어떤 스포츠보다도 기록과 통계와 친한 스포츠라는 점이 밝혀지고

    비전문가인 기자들이 쓴 기사들 조차도

    승부와 선수들과 관련된 각종 기록지표들을 인용하는 현대야구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감독이 기록을 철저히 분석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80년대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시대.

    야구도 그랬다.

    당시의 감독들은 사회의 다른 분야나 영역들과 마찬가지로

    에 의존한 판단과 선택들을 했다.

     

    이 감이란게

    구체적인 결과와 통계에 근거를 두고

    결론도출에 필요한 가설을 설정한 후

    다시 이를 검증하는 방식을 취한다면,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 질 경우,

    사람들은 이를 직관, 통찰이라 부른다.

     

    그런데 이 시대의 감이란 그냥 말 그대로 감이다.

    한 마디로 자기가 보고 싶은대로 보고, 믿고 싶은대로 믿는 것이다.

    단 그렇게 해도 되는 사람들

    즉 조직의 수장이나 권한을 가진 사람들만이 바로 이 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찌어찌 결과가 좋으면 그게 그냥 직관이고 통찰이다.

     

    그 시대의 리더들은 자신의 지시를 따르는 이들에게

    목표를 제시할 필요도 없었다.

    자신의 감에 근거한 판단에 대해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결과에 대해 책임만 지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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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패면 알아서 냉장고에 들어가는 시대였다.)

     

    대통령이 거시 경제정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조차 할 수 없어도

    경제라면 누구누구가 전문가입니다

    라는 말만 듣고 그를 장관으로 임명하면

    수출이 늘고 물가가 잡히던 시대였다.

    그 시대는 지금과 비교하면 너무나 단순했다.

     

    지시에 따르는 이들 중 누구도

    당시에는 지휘하는 이들에게 설명을 요구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기대하지도 않았다.

    따르지 않으면 윗 사람은 베어버리면 그뿐이었다.

    그런 시대였다.

    야구도 그랬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서른 한 살에 불과한 젊은이가

    육군참모총장으로 취임, 전군을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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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에는 30대 초반도 이렇게 노안이었다.)

     

    당시 미군 장교들은

    한국군 장성들이 미군 중대장 정도의 지휘능력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프로야구는 82년에 국민들을 우민화(愚民化)시키고

    지역감정을 고양시키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출범했다.

    그런 시대였다.

    야구도 그랬다.

     

    그런 시대에, 감독 김성근은

    기록을 바탕으로 한 야구를 추구했단 얘기다.

    그것도 현대 야구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준으로..

    컴퓨터, 액셀, 통계분석기법, 세이버매트릭스, 아이패드, 휴대폰

    그런 거 없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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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시대와의 비교불가)

    지금이나 그때나

    대부분의 스포츠인들은 고등정신작용에 필요한 교육을 잘 받지 못한다.

    ​그도 그랬다.

     

    그 시절 감독 김성근이 추구했던 기록의 야구, 통계의 야구는

    야구에 미친 한 인간의 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고통 속의 야구였다.

     

    필자는 그와 사적으로 친분이 없다.

    이 시리즈는 그를 찬양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보고 비판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그러나 적어도 감독 김성근이

    감독 커리어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동 시대 어떤 감독들보다도

    야구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고

    야구에 관한 한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인간 김성근의 정신세계에서 관찰되는

    열정 = 노력 = 고통 = 극기 = 희생

    등에 가치를 두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특유의 일본적인 가치관/야구관은

    이미 감독생활 초기에도 분명히 드러난다.

     

    2016년 노장감독 김성근은

    휘하의 선수들에 대해 고통과 극기, 희생을 강요함으로써

    논란의 대명사가 되었지만

    80년대 초보감독 김성근의 냉혹무비함은

    자기 자신에게 향해 있었다.

     

    어떤 시대에나 자신에게 엄격하고

    냉엄한 현실에 눈돌리지 않는 과정을 통해

    타인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볼 수 있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선구자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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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보감독 김성근

    그도 그랬다.

     

    To be continued,,

    추천 11 비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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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목록

    실명선님의 댓글

    실명선 작성일

    김성근 감독 팬으로서 공감이 가는 내용이군요.
    각 분야에서 선구자 역할을 제대로 하는 인물이 세 명 씩만 있어도
    한국이 지금처럼 엉망으로 되지는 않았을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