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청소년 등장 음란물 배포자의 신상정보 등록 "합헌"

임순현 기자 = 아동이나 청소년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음란물을 배포하다 처벌받은 자의 신상정보를 등록하도록 한 현행 법규는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실제 아동이나 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물과 다르지 않다는 이유다. 헌법재판소는 '성폭력 특별법 제42조 제1항과 제45조 제1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4(합헌) 대 5(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해당 조항은 아동이나 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는 음란물을 배포하다 처벌받은 자의 신상정보를 법무부장관이 20년 동안 등록해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헌재는 "아동이나 청소년이 실제로 등장하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음란물을 배포하는 행위는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형성해 성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이어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제도와 달리 내부적으로 보존·관리하는 것에 불과해 법익 침해가 제한적이다"며 "행위 유형에 따라 성범죄로서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어서 불필요한 제한을 부과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한철(헌재소장), 강일원, 서기석, 김이수, 이진성 등 5명의 재판관이 위헌의견을 냈지만, 위헌결정 정족수인 6명에는 못 미쳤다. 박한철, 강일원, 서기석 재판관은 "불법성의 경중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도록 규정한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며 "해당 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청구인이 신상정보 등록으로 받는 불이익이 크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이수, 이진성 재판관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의 선정에 있어 재범의 위험성을 전혀 요구하지 않아 재범의 위험성이 없는 등록대상자에게 불필요한 제한을 부과한다"고 지적했다. A씨는 2013년 한 파일공유 사이트에 여고생과 남자 초등학생이 성행위를 하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을 올렸다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지정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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