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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 사용량 국내 최고 넘었는데 상가들은 "손님 줄어" 문열고 냉방

    페이지 정보

    작성자 마당발 작성일16-07-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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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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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 비가 쏟아질 듯 하늘은 잔뜩 흐렸지만 30도가 넘는 기온에 높은 습도로 거리는 찌는 듯 더웠다. 하지만 문을 활짝 열어둔 한 화장품 매장 앞에 서자 차가운 에어컨 바람에 얼마 지나지 않아 소름이 돋았다. 이곳의 매니저 박모 씨(27·여)는 “문을 닫아 두면 손님이 30% 이상 줄어든다”며 문을 열어둘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전기 사용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달 11일에는 한때 전력 사용량이 7820만 kW를 기록하면서 여름철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이 ‘신기록’은 8월에 경신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전력 부족으로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이 일어난 것이 불과 5년 전. 하지만 전기를 아껴 쓰자는 노력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서울 명동과 신촌 등 사람들이 몰리는 상권에서는 문을 닫고 영업하는 가게는 거의 보기 어려웠다. 명동 중심가에선 20여 개 화장품 매장 중 3곳을 빼곤 모두 문을 활짝 열어둔 채 영업 중이었다. 한 화장품 매장 직원은 “문을 닫아 두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웃거리다 그냥 가버려 문을 열어둬야 한다”고 항변했다.

    심지어 전기 절약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판매원들도 있었다. 패션잡화 매장에서 만난 김모 씨(25)는 “전력 낭비라는 말을 듣지만 요즘은 전기가 남아돈다는 얘기도 많은데 누가 전기를 아끼겠느냐”고 반문했다.

    전기 절약에 솔선수범해야 하는 관공서도 다르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정한 ‘공공기관 에너지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관공서는 여름철에도 실내온도를 28도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취재기자가 방문한 일부 구청과 주민센터의 실내온도는 이런 기준에 한참 밑돌았다. 시내 중심가의 한 구청 상임위원장실 등 일부 사무실과 복도는 한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시민들의 요구에 불가피하게 실내온도를 기준 이하로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항변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 한 우체국의 관계자는 “실내온도를 28도로 해놓으면 고객들이 너무 덥다며 화를 내 에어컨을 세게 튼다”고 호소했다.

    이런 상황에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력 수급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문 열고 냉방하는 업소 등에 대해 단속을 한다”며 “올해는 아직까지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초 노후 석탄발전소를 없애고 신규 석탄발전소의 전력시장 진입을 제한해 2030년까지 석탄발전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24%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거창한 계획에 앞서 ‘새는 바가지’부터 고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발전회사의 관계자는 “정부는 장기적으로 석탄화력을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계획”이라며 “신재생에너지는 화력발전보다 원가가 비싸 현재의 전력 수요를 감당하려면 전기요금을 크게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출처: 동아일보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8-01-25 16:37:43 생생정보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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