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많이 먹고 밥 적게 먹어 살뺀다고?(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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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림화산 작성일16-10-16 18:59본문
MBC스페셜 ‘밥상, 상식을 뒤집다-지방의 누명’ 다큐멘터리의 방송 이후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유행이 됐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식단은 지방을 70~75%를 섭취하고, 탄수화물은 5~10%로 줄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방송 이후 언론은 놀라운 실험결과를 홍보했다. 물론 이 다이어트의 부작용을 지적한 언론도 적지 않았으나 최근 한 일간지의 기자는 직접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경험하고 기사를 쓰는 등 계속해서 이슈가 끝나지 않는 모습이다.
인스타그램에서 다이어트와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이정훈씨(인스타그램 아이디: @leejhbro)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선도했던 이들이 부작용으로 죽음에 이른 사례와 함께 이 다이어트의 부작용을 열거한다. 이 다이어트의 붐은 결국 '많이 먹고는 싶으나 살은 빼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한다. 이정훈씨의 글을 싣는다. (편집자주)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를 선도했던 사람들의 죽음은 이 다이어트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로버트 앳킨스는 현대인들은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먹고 이것이 인슐린을 과다 분비해 당뇨병과 심장병을 부른다고 하여 고기, 계란, 치즈, 버터 등을 마음껏 먹고 탄수화물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1972년 "다이어트 혁명"이라는 책을, 2002년에 "새로운 다이어트 혁명"이라는 책을 출판한다. 하지만 그해 4월 첫 번째 심장마비를 겪는다. 그리고 동맥경화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1년 후 다시 뉴욕 맨해튼에서 걷다가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치고 수술 후유증으로 사망하게 된다. 검시관은 고혈압을 앓고 있던 앳킨스가 심장마비를 겪었고 심부전 직전이었다고 발표한다. 심장마비로 넘어져 머리를 다친 것. 사망 전 앳킨스의 몸무게는 120kg에 달했다. 하지만 앳킨스의 지인들은 심방마비는 딱 한 번뿐이었다고 주장했지만 거짓말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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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방 다이어트 옹호자였던 세츠 로버츠는 구석기 다이어트를 하기 시작했고 고지방섭취가 타당하다고 믿게 되면서 포화지방을 엄청나게 먹었다. 2007년 "샹그릴라 다이어트"라는 책을 출판한다. 버터를 먹으면 계산이 빨라진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며 버터를 먹고 산수를 하는 멍청한 실험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스 로버츠 역시 2014년 61세의 나이로 산책 중 쓰러지면서 사망하게 된다. 사인은 폐쇄 관상 동맥 질환, 심장비대. 출판한지 7년 만에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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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뇌는 포도당이 필요하다. 특히 집중을 많이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일수록 그렇다. 뇌가 사용하는 포도당의 양은 상당하다. 하루에 약 120~160g을 사용한다. 쌀밥 100g에 30g 정도의 탄수화물이 있는 걸 감안한다면, 400g의 쌀밥을 뇌 혼자 쓴다는 얘기다. 가끔씩 다이어트를 위해 탄수화물을 제한할 때면 집중력 저하가 심하다. 숫자가 머리에 안 들어오고 정보처리가 머리에서 되지 않는다. 건망증도 생긴다.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케톤을 뇌가 사용한다. 하지만 생성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포도당이 충분할 때와 그 차이가 많을 수밖에 없다. 만약 여러분이 업무 스트레스가 많거나 집중력이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면,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는 지옥이 될 수밖에 없다. 어지러움증, 우울감, 불면증, 짜증내는 일이 많아진다면 그만 둬야 한다.
둘째, 근손실이 상당하다. 뇌를 제외한 다른 부위는 사실 당이 모자라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하지만 뇌는 연료가 떨어지면 생명과 직결된다. 그래서 탄수화물섭취가 부족하게 되면 당을 다른 곳에서 만들어 낸다. 근육에서 이걸 만내는 걸 당신생이라고 한다. 탄수화물을 버린 대가가 근손실인 것. 지방 1kg 태우려다가 근육 2kg 버리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초반에 글리코겐이 소진되면서 몸무게가 확 줄어든다. 글리코겐은 1g당 3g의 수분을 갖는다. 글리코겐의 이 수분을 끌어당기는 성질 때문에 초반에 살이 확 빠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
보디빌딩 대회준비나 바디프로필을 위해 다이어트를 자주 해본 사람들은 많이 경험한다. 초반 2~3kg은 3일 안에 쭉 빠진다. 글리코겐이 소진되고 나면 당연히 운동도 안 되고 집중력도 저하된다. 꾸준히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줘야 근손실도 최소화 할 수 있고 지방축적도 덜 되고 당뇨도 오지 않는다. 인슐린수치만 낮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닌데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 옹호론자는 인슐린수치에만 몰입되어 있다. 인슐린은 높아져야 할 때 높아지고 낮아져야 할 때 낮아져야 한다. 인슐린 수치가 기준치보다 오랜 기간 낮아질 경우 인슐린 조절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인슐린에 몸이 예전처럼 반응을 하지 않게 될 수도 있고 때에 따라 혈당이 갑자기 올라갈 수도 있다. 그래서 오히려 당뇨에 노출될 위험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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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당이 모자랄 경우 뇌는 살아남아야 하니 지방을 분해하여 뇌의 연료로 쓰기 시작한다. 케톤은 지방이 산화되면서 발생하는 부산물인데 독성이 있고 혈액을 산성화시켜 케톤산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인슐린이 정상적일 때는 케톤발생이 억제되지만 바닥을 칠 때는 케톤을 많이 생성한다. 산성화 된 혈액은 신장의 기능을 떨어뜨리게 되고 이에 과한 육류섭취로 인해 요산농도가 요동을 치게 되면, 통풍까지 발생한다. 또한 케톤산증은 면역을 담당하는 기억 T세포의 기능까지 잃게 할 수 있다. 결국 림프구 감소증, 호중구 감소증 같은 면역질환에 노출되게 된다.
넷째, 갑상선 기능 저하. 장기적으로 당질제한을 하게 되면 갑상선 기능저하 증상이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호르몬에 이상이 발생하고 면역이 붕괴된다. 갑상선호르몬, 부신피질자극호르몬, 코티솔, 남성호르몬 등이 결핍되고 각종 면역질환에 노출되게 된다. 호르몬이라는 건 상당히 무섭다. 한 번 문제를 일으키면 정상으로 되돌리기 매우 어렵고 그 부작용이 평생 따라간다. 당질제한 다이어트를 시행하는 사람들 중에는 갑상선염인 하시모토병이 만연하다. 당질제한 다이어트 그룹인 번스틴과 그 환자들 대부분이 갑상선 기능 저하를 앓고 있다. 당질제한 다이어트 카페를 가보면 갑상선 문제와 하시모토가 큰 이슈지만 이들은 저탄수화물이 이유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다섯째, 안구건조증과 구강건조. 점막에서 분비되는 뮤신은 당단백의 일종이며 포도당이 없으면 생산이 어려워진다. 탄수화물을 제한하면 포도당을 두뇌로 보내야하기 때문에 모든 점막에서 점액물질이 감소하게 된다. 그 결과 침이 적게나오면서 입이 자주 마르고 건조한 구강과 케톤의 합작으로 입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 눈도 건조해지면서 눈이 따끔따끔하고 시리다.
여섯째, 변비와 치질. 2주일 이상 케토시스에 있게 되면 변비에 시달리게 된다. 딱딱해진 변이 결장벽에 박혀서 나오지 않는 분변매복에 시달리게 되고 점액물질 감소로 인해 대장과 항문이 건조해지면서 변의 이동이 어려워진다. 변을 볼 때마다 출혈한다.
일곱째, 장누수증후군과 면역질환. 분비형 IgA (secretory IgA, S-IgA)는 점액질에 존재하며 세균등의 감염을 막아 점막면역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장누수증후군은 장내 환경이 나빠지면 발생하고 아토피 등 면역질환과 크게 연관되어 있다. 면역기능 저하의 초기 신호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알러지반응, 비염, 호흡기 감염, 설사와 변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조심해야 한다. 이 증상을 무시하고 오래 방치하게 되면 병이 발생하게 된다. 독감, 폐렴 등의 질병에 취약해지고 나중에는 면역교란을 유발해 난치병에 노출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오랜 기간 당질제한 식단을 한 경우 희귀 병인 공통가변성면역결핍(CVID Common Variable Immunodeficiency)에 걸릴 수 있다. 당질제한 그룹인 번스틴과 그의 그룹은 이 희귀한 질병을 30%나 앓고 있다.
30년 전에 비해 지금 개인당 쌀밥의 소비량은 절반도 채 안 되게 줄어들었는데 반해 당뇨와 심장병 등 성인병은 늘어났다. 탄수화물이 적이 아니다. 인류는 탄수화물을 먹고 살아왔다. 쉽게 구할 수 있는 탄수화물을 버린다는 건 정말 효율적이지 않은 생각이다. 많이 먹고는 싶고, 운동은 하기 싫고, 살은 빼고 싶은 욕심과 합리화가 이런 붐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출처:http://media.daum.net/culture/newsview?newsid=2016101615274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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