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에 하얀 반점, 잇몸 상처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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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카사 작성일16-07-14 10:28본문
몸의 변화·통증에 민감한 여성
구강암 조기발견율 남성보다 높아
5년 생존율 82%, 전이 땐 24%
일찍 발견할수록 얼굴 변형도 적어
술·담배 같이하면 발병위험 15배
입안 궤양 2주 이상 방치 말아야
구강암은 혀·잇몸·입술·입천장 등 입안에 발병하는 암을 말한다. 드문 암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2013년 국가 암등록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구강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3041명(남성 2181명, 여성 860명)이다. 남성 구강암 환자 수는 식도암(2186명)과 비슷하고, 여성은 방광암(737명)보다 조금 많다. 남성의 경우 암 발생률 10위에 올랐다.
구강암이 흡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수술 환자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연세대 치과병원이 최근 5년간 구강암 수술을 받은 환자 239명을 분석한 결과 흡연자가 56.2%를 차지했다. 이는 우리나라 성인 흡연율(24.2%)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구강암의 5년 생존율은 구강암이 입안에만 있을 때는 82.1%이지만 목의 림프절까지 퍼지면 58.3%로 낮아진다. 특히 폐나 간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경우(원격) 5년 생존율은 24.4%로 뚝 떨어진다. 구강암 조기 발견은 생존율뿐 아니라 환자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씨가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 그의 아래 잇몸에는 백반증(하얀 반점이 나타나는 증세)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일상생활에서 웃고 말할 때, 또 양치질을 할 때 쉽게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조금만 신경 썼더라면 일찍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잇몸의 백반증이 구강암일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과거에 비하면 지금의 구강암 치료 기법은 상당히 발전했다. 예전엔 구강암에 걸리면 치료가 잘되더라도 얼굴 모양에 변형이 생기거나 발음, 씹고 삼키는 기능 장애를 겪어야 할 확률이 높았다. 특히 구강암 수술 과정에서 아래턱뼈를 절반 이상 제거하는 바람에 얼굴 모양이 변형되고 발음도 이상해져 대인 기피증을 겪는 경우도 상당했다. 최근 들어 수술 기법이 나아지고 임플란트 시술 등이 도입되면서 이런 문제점이 크게 줄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빨리 발견할수록 암 치료 성적은 좋아지고 외모 변화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구강암과 관련해 다행스러운 사실은 이 암이 눈으로 발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암의 하나라는 점이다. 입안에 난 상처를 헤르페스에 의한 것으로만 생각하고 연고만 줄곧 바르다가 뒤늦게 구강암 진단을 받고 애태우는 사례를 종종 본다. 평소 양치질을 할 때 자신의 입안을 관찰하고 변화가 있는지 살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술·담배를 즐기는 고위험군이라면 더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입안에 하얗게 백태가 낀 것처럼 나타나는 백반증의 경우 5~15%가 암으로 진행된다. 특히 혀에 생기는 설암은 백반증이 동반될 때가 매우 많다. 일반적인 백태는 손으로 문지르면 없어지지만 백반증은 없어지지 않는다. 피부나 점막에 붉은 반점이 생기는 홍반증은 백반증보다 암으로 진행된 비율이 3~4배가량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입안의 백반증·홍반증·궤양·부종 등의 이상 증세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구강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 언어장애나 혀운동장애, 삼킴 곤란, 원인 불명의 구취, 혀·치아·입술의 감각 이상 등이 3주 이상 지속되면 치과를 찾아야 한다.
차인호 연세대 치과대학병원장·구강악안면외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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