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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쭘 | 3. 세력균형정책(Balance of Power) [진격의 상식 시리즈]

    페이지 정보

    작성자 주둔병단 작성일16-02-23 14:30 댓글0건

    본문

    '명예로운 고립‘이라는 우아한 대외정책을 표방하기 위해

    영국이 물 밑에서 미친 듯이 해야했던 물장구질.

     

    그 중 첫 번째는 바로 세력균형정책(약칭 BOP)야.

     

    BOP란 말은 역사학계와 국제정치학계에서 미친 듯이, 토나오듯이 많이 쓰는 용어이고 그만큼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용어야.

     

    그래서 잘못 사용하면 독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으므로, 좀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이 글에서 쓰는 BOP는

    역사학자들이 샤를마뉴 제국 멸망 이후

    근대 유럽왕조들이 추구했던 혹은 추구했던 것으로 관찰되는 주류적 외교정책이나(예를 들면 對 합스부르크 동맹),

    14-16세기 이탈리아 반도 내에서의 도시국가들 간의 연합이라던가

    현대 미국의 국제정치학에서 한스 모겐소 같은 이들이 주장한 BOP의 개념과는 좀 다른 의미야.

     

    그냥 나폴레옹을 패망시킨 최전성기의 영국이 19세기에

    명예로운 고립으로 상징되는 세계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견지했던

    외교, 국방정책이라고 이해하면 돼.

     

     

    1) 주체-영국

    2) 시기 - 19세기

    3) 대상 - 열강(Supreme Powers)

    4) 범위 - 전세계

    로 요약되는 세계정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

     

    굳이 이런 설명을 붙이는 이유는

    세력균형정책이란 말을 아무데나 막 가져다 붙이는 이들이 워낙 많은 반면

    (심지어는 중국의 전국시대 말의 합종, 연횡책을 설명할 때도

    이 용어를 가져다 쓰는 이들도 있더라구)

    이 용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적용하는 이들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용어의 혼란으로 인한 내용파악의 어려움을 막기 위해서라고 이해해 줘.

     

    BOP가 나름의 외교, 국방정책이었다면

    그 목적이 있어야 겠지?

     

    우선 영느님의 앞마당인 영국본토의 안전보장(수신제가)

     

    둘째는 영느님의 전세계적 패권을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치국 평천하)

    이 두 가지가 BOP의 주요 목표였어.

     

    지난 글에서 영국은 섬나라이기 때문에

    대규모의 상비 육군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국가의 안보가 보장되는 지정학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했지?

    그런데 영국인들의 생각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한다.

     

    황제 폐하의 등장이 그것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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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 왔다.)​

    불세출의 영웅이었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영불해협의 제해권만 확보하면 영국본토는 안전하다라는 영국인의 상식을 뒤흔들어버렸다.

     

    어떻게 그랬냐고?

     

    우선, 프랑스 해군이 영국 해군보다 약체라고 하더라도

    탁월한 전략적 사고를 갖춘 지휘관들이 있다면

    영국본토의 안전이 충분히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해 주었지.

     

    우리가 흔히 이순신 장군과 비교하는 넬슨 제독이

    영국 역사 상 불후의 영웅으로 남게 된 이유는 말야.

    넬슨 제독이 유구한 전통에 빛나는 영국해군 사상 최고의 명장이기 때문이 아냐.

     

    영국이 국난의 시기라고 여겨졌던 나폴레옹 전쟁 때

    영국을 위협하던 프랑스 대육군La Grand Armee의 본토상륙의도를

    최종적으로 좌절시킨 인물이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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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란 자고로 때를 잘 만나야 뜨는거다.)

     

    트라팔가 해전이 벌어지기 전까지

    대서양-카리브해-지중해로 이어지는

    프랑스 해군과 넬슨 휘하의 영국 해군 간에 이어진 대규모 추격작전들을 검토해보면

    당시 영국이 느꼈던 위기의식을 절감할 수 있겠지만

    그건 너무 긴 이야기니 추후 기회가 되면 하기로 하고,

     

    영국이 받았던 충격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프리미어 21 결승전에서 일본이 한국에게 받았던 충격이랑 비슷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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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야구 몰라요..)

    물론 일본은 결국 졌고, 영국은 이겼지만..

     

    “야구 항상 이기고 있을 필요없죠. 9회에만 이기고 있으면 되요.”

     

    안병원 해설위원의 말 기억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비범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프랑스 해군이 영국해군보다 우위에 있어야 영국상륙작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프랑스 해군은 단지 육군이 영국에 상륙하는 48시간 동안만 영불해협의 제해권을 확보해주면 된다고 생각했지.

     

    더 나아가서 나폴레옹이 무서웠던건

     

    불세출의 천재답게 군인이면서도 거시적인 차원의 통화, 금융 및 재정, 무역정책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륙봉쇄령을 통해 영국의 산업 자체에 타격을 주려고 시도했던 거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국은 광대한 식민지 덕분에 대륙봉쇄령에 의해 큰 피해를 받지 않았고

    오히려 프랑스의 상공업자들이나 러시아의 국민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되었고

    이런 문제가 결국 영국과 러시아의 밀무역의 계기가 되었고

    결국 러시아 원정의 단초가 되었다고 생각하지.

     

    그런데 실제로는 당시 영국 역시 대륙봉쇄령으로 인해 상당한 고초를 겪고 있었고,

    프랑스-러시아 간의 동맹이 조금 더 단단하게 유지되어 영국을 집요하게 압박했다면

    영국이 그 경제전쟁에서 백기를 들었을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했어.

     

    결론적으로 영국은 나폴레옹 전쟁을 치르면서 자신들의 국방전략에 커다란 맹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

     

    유럽대륙이 하나의 정치적 권위에 의해 통일되면 그 자체로 영국에는 커다란 위협이 된다는 사실이야.

     

    특히 그 하나의 제국이 무지 똑똑한 놈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면 더욱 무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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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놈이 유럽을 먹으면 브리타니아는 끝장..)

      

    근데 분열되어 있는 유럽을 통일 비스무리 할 정도면

    당연히 그 지배자는 굉장히 똑똑할 가능성이 높겠지?

     

    역사적으로 봐도 유럽에서 짱먹었던 샤를마뉴 대왕, 오토 1세,

    카를 5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다 만만한 인간들이 아니었잖아.

     

    그렇다면 영국이 유럽정치에서 해야 할 일은?

     

    당연히 짱먹는 놈이 나와서 나와바리 넓히는 걸 막고,

    고만고만한 애들이 서열싸움하는 동네로 만들어 놓는거다.

     

    동양식으로 말하면 구호탄랑, 반간지계,

    좀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이간질, 쎈 놈 이지메.

     

    "잘난 놈이 나오면 일단 패고 보자."

     

    이걸 좀 있어 보이는 말로 표현한게 바로 Balance of Power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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